“검은 목요일” 이후, 세계는 멈췄어요
1929년 10월 24일 뉴욕 증시는 끝없이 미끄러졌어요.
사람들은 주식을 팔려고 몰렸고, 은행 창구에는 긴 줄이 생겼어요.
공장에서는 기계가 멈췄고, 시장에서는 물건이 팔리지 않았어요.
이 주가 폭락은 금융위기로, 금융위기는 실물경제 침체로 번졌고,
침체는 세계 무역 붕괴로 확산됐어요.
그 거대한 연쇄작용을 우리는 **대공황(Great Depression)**이라고 불러요.
이제, 그때 무슨 일이 실제로 벌어졌는지와 오늘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봐요.
대공황이 만든 경제·사회 연쇄 현상
주식시장 거품 붕괴
1920년대 말 미국은 “주식은 사면 오른다”는 믿음에 취했어요.
사람들은 **빚(마진)**을 내서까지 주식을 샀고,
기업 실적을 앞지르는 가격이 쌓였어요.
거품은 결국 터졌고, 주가는 폭포수처럼 떨어졌어요.
은행 도미노와 ‘뱅크런’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여 예금을 한꺼번에 찾으려 했어요.
당시에는 예금자 보호가 없었기 때문에, 은행은 줄줄이 문을 닫았어요.
수천 개 은행이 사라졌고, 신뢰도 함께 사라졌어요.
신용 경색과 투자 급감
은행이 무너지자 대출이 멈췄고,
기업은 재고만 쌓인 채 투자와 고용을 줄였어요.
신용이 멈추면 건전한 기업도 버티기 어려워요.
이게 바로 금융→실물로 위기가 전염되는 통로예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의 덫
수요가 꺼지자 가격이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심해졌어요.
겉으로는 “값이 내려서 좋다” 같지만,
기업은 **가격↓·매출↓**에 시달리고 임금·고용을 줄여요.
사람들은 “내일이 더 싸질 것”이라 생각하며 지출을 미루고, 경제는 더 식어요.
실업 대폭증과 임금 삭감
미국 실업률은 대략 4명 중 1명 수준까지 치솟았어요.
임금은 깎였고, 근로시간은 불안정해졌어요.
**‘브레드 라인(무료 급식 줄)’**이 도시의 일상이 되었어요.
주거·빈곤의 확산: ‘후버빌’
사람들이 집세를 못 내자 **판잣집촌(후버빌)**이 생겼어요.
난방·치안·위생이 취약했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일이 빈번했어요.
농업 붕괴와 ‘더스트 볼’
농산물 가격 폭락과 가뭄·사막화가 겹치면서
**미 중서부는 ‘더스트 볼’**이 되었어요.
농부와 가족은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서부로 이주했어요.
환경 충격이 경제 충격을 증폭시킨 사례예요.
세계 무역 붕괴와 보호무역 확산
미국은 스무트-홀리 관세로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겼고,
각국도 보복했어요.
그 결과 세계 무역량은 절반 안팎으로 축소되며 경기침체가 더 깊어졌어요.
“나만 살겠다”는 정책은 모두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어요.
금본위제의 족쇄
여러 나라는 당시 금본위제를 유지했어요.
금과 교환 가능한 돈 체계는 돈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게 만들었고,
통화·재정 부양을 가로막았어요.
미국이 금본위제를 이탈하고 달러 평가절하를 하자,
경기가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어요.
금융 규제의 탄생
혼합된 은행업이 투기와 예금 보호를 망가뜨린다고 보고,
미국은 글래스-스티걸법으로 상업은행·투자은행 분리를 단행했어요.
FDIC(예금보험)·SEC(증권감독) 같은 제도도 탄생했어요.
뉴딜 정책과 공공일자리
정부는 도로·댐·전력망을 깔고,
CCC·WPA 같은 공공근로로 소득의 바닥을 받쳐 주었어요.
사회보장(연금) 제도도 이때 설계됐어요.
정부가 최후의 소비자·고용주가 되어 수요를 보강한 것이 핵심이에요.
정치의 급격한 이동
극심한 실업과 빈곤은 정치 양극화를 키웠고,
독일·일본에서는 극단주의가 득세했어요.
경제 위기는 정치·안보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어요.
대공황이 남긴 제도적 유산(오늘의 뼈대)
예금자 보호(FDIC): 대중의 은행 신뢰 회복. 뱅크런 방지 핵심장치가 되었어요.
증권시장 감독(SEC): 회계공시·내부자거래 규제. 시장 신뢰의 전제조건이 되었어요.
상업·투자은행 분리(당시): 예금과 투기의 분리로 시스템 리스크를 낮췄어요.
사회보장(연금·실업보험): **자동 안전장치(automatic stabilizer)**로 경기 하강을 완충했어요.
통화·재정의 역할 전환: 금본위제 이탈, 통화완화·재정지출의 적극적 사용이 정책 표준이 되었어요.
공공 인프라 투자: 전력망·교통망은 장기간 생산성을 높였어요.
오늘 우리가 꼭 배워야 할 12가지 교훈
거품은 반드시 꺼져요
가격이 실적·소득을 과도하게 앞설 때,
**레버리지(빚)**로 떠받친 상승은 오래가지 않아요.
→ 투자자는 분산·현금비중·레버리지 관리가 필수예요.
은행 신뢰는 경제의 심장
예금보험·유동성 공급이 없으면, 소문만으로도 뱅크런이 벌어져요.
→ 정부·중앙은행은 위기 초기에 신속한 백스톱을 보여줘야 해요.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만큼 위험
가격 하락은 소비 연기→매출↓→해고의 악순환을 만들어요.
→ 정책은 디플레 신호에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해요.
보호무역은 모두를 가난하게
관세 장벽은 무역·고용을 동시에 줄여요.
→ 국가는 위기일수록 협력·표준화로 공급망을 지켜야 해요.
금본위제 같은 경직성은 위기를 키워요
유연한 환율·통화정책이 완충장치가 돼요.
→ 통화제도는 경기에 맞춰 숨 쉴 수 있어야 해요.
조기 개입·충분한 규모·명확한 메시지
늦고 작은 처방은 비용을 키워요. 정책은 큼직하게, 빠르게, 명확하게가 원칙이에요.
공공투자는 경기와 미래 생산성을 함께 살려요
위기 때 인프라·디지털·그린 전환 투자는 수요 보강 + 장기 성장을 동시에 가져와요.
사회안전망은 경기의 에어백
실업·연금·복지는 자동 안정장치예요. 소득 바닥을 받치면 소비 붕괴를 막아요.
금융규제는 혁신과 안전의 균형
공시는 투자자 신뢰, 자본규제는 은행 건전성, 샌드박스는 혁신을 지켜줘요.
환경 리스크는 경제 리스크
더스트 볼은 가뭄·토양훼손이 실물경제를 얼마나 크게 흔드는지 보여줬어요.
→ 기후·식량 리스크 관리는 경제안보예요.
커뮤니케이션이 공포를 이겨요
중앙은행·정부의 정확한 데이터와 메시지는 패닉을 줄여요.
위기는 정치·안보로 번져요
경제 스트레스는 극단주의를 키워요.
포용적 정책이 사회 안정을 지켜요.
역할별 실행 체크리스트
- 가계·개인
- 비상자금 6~12개월, 고정금리 대출 비중 점검, 포트폴리오 분산(주식·채권·현금), 과도한 레버리지 금지.
- 기업
- 만기 분산, 유동성 버퍼, 재고·현금 흐름 관리, 핵심공급처 다변화.
- 정책당국
- 조기경보 지표(실업·신용스프레드·예금유출), 유동성 창구 상시화, 예금자 보호 신뢰 강화, 공공투자 타깃팅.
- 투자자
- “안전마진” 원칙, 디플레이션/인플레이션 양방향 시나리오, 위험자산·방어자산의 균형.
자주 묻는 질문(FAQ)
Q1. 왜 주가 폭락이 경제 전체로 번졌나요?
주가 하락 → 담보가치 하락 → 대출 회수
→ 신용 경색 → 투자·고용 축소 → 소득·수요 감소 → 기업 매출 악화… 연쇄 고리가 작동했어요.
Q2. 뉴딜이 정말 회복을 만들었나요?
뉴딜은 바닥을 받치고 신뢰를 복원했어요(예금보험·공공일자리·공시규제).
전쟁수요가 최종 회복을 밀어줬지만, 뉴딜의 제도적 유산이 장기 성장의 기초를 만들었어요.
Q3. 보호무역은 자국 산업을 살리나요?
단기적으로 일부 산업을 보호할 수 있지만,
보복관세·수출둔화로 전체 경제는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대공황 때가 대표적이에요.
위기는 반복돼요, 대비는 발전해요
대공황은 금융 불안·정책 실수·국제 갈등이 겹치면
위기가 얼마나 깊어지는지 보여줬어요.
동시에, 예금보험·증권감독·사회안전망·유연한 통화·재정 같은 해결책도 남겼어요.
오늘 우리는 빠른 개입·국제협력·정확한 소통으로
과거보다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
역사를 기억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안전장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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