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거둬들인다고?
뉴스에서 “미국이 양적긴축을 시작했다”라는 말을 들으면,
“응? 돈을 왜 거둬들여? 그냥 두면 좋은 거 아닌가?” 하고 의문이 생길 수 있어요.
사실은 이렇습니다.
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리려고
나라의 큰 은행(중앙은행)이 돈을 마구 풀었어요. (양적완화, QE)
하지만 시간이 지나 경제가 어느 정도 살아나면,
돈이 너무 많아져 물가가 폭등하거나 집값·주식값이 거품처럼 오를 위험이 생겨요.
그래서 중앙은행은 다시 돈을 천천히 거둬들이기 시작해요.
이게 바로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이에요.
양적긴축이란 무엇일까?
양적긴축은 말 그대로 돈을 조여서 줄이는 정책이에요.
양적완화(QE): 위기 때 돈을 풀어줌 → 경제 응급처치
양적긴축(QT): 위기가 끝나면 돈을 다시 거둬들임 → 경제 정상화
예를들어, 풍선을 불 때 처음에는 공기를 넣어야 풍선이 커져요.
하지만 계속 불면 풍선이 터질 수 있죠.
그래서 풍선을 살짝 눌러 공기를 빼줘야 안전해요.
양적긴축은 이처럼 경제라는 풍선에서 공기를 빼주는 과정이에요.
양적긴축은 어떻게 할까?
중앙은행이 돈을 거둬들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국채를 시장에 팔기
중앙은행이 가지고 있던 국채(정부가 발행한 빚문서)를 팔아요.
그럼 사람들이 국채를 사느라 돈을 내고, 시중에 있는 돈이 줄어요.
채권 만기 상환 후 재투자 안 하기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보유한 국채 만기가 끝났을 때, 다시 새 국채를 사주지 않아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돈이 시장에서 빠져나가요.
QE는 “돈을 풀기 위해 국채를 사주는 것”
QT는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국채를 팔거나, 더 안 사주는 것”이에요.
왜 양적긴축을 할까?
QT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에요. 구체적으로 네 가지 이유가 있어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돈이 너무 많으면 라면, 빵, 교통비 같은 생활 물가가 계속 올라요.
QT는 시중에 돌던 돈을 줄여 물가가 안정되도록 해요.
예를 들어, 코로나19 때 돈을 많이 풀자 전 세계에서
라면·달걀·기름 값이 급등했죠. QT는 이런 물가 폭등을 잡는 방법이에요.
자산 거품을 막기 위해
돈이 넘치면 사람들이 집·주식·코인 같은 자산을 마구 사요.
그러면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훨씬 비싸져 거품이 생겨요.
거품이 터지면 경제 충격이 더 커지기 때문에, 미리 QT로 조절하는 거예요.
예를들어, 일본 버블경제(1990년대)는
금리와 돈 조절 실패로 주식·부동산 값이 폭락하며 장기 불황에 빠졌어요.
중앙은행의 재무 건전성
중앙은행도 국채·채권 같은 자산을 많이 들고 있으면 부담이 커져요.
QT는 중앙은행이 들고 있는 자산을 줄여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해요.
경제 정상화
양적완화(QE)는 위기 때 쓰는 응급처치예요.
하지만 응급처치를 계속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겨요.
QT는 경제가 위기를 벗어났다는 걸 보여주는 정상 복귀 신호예요.
실제 사례
QT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세계 경제에서 큰 사건을 만들어왔어요.
미국 – 2017~2019년 QT
- 상황: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수조 달러를 풀어 은행과 기업을 살렸어요.
- 조치: 2017년부터 연준은 매달 일정 금액만큼 보유 채권을 줄이며 QT를 시작했어요.
- 결과: 처음엔 안정적이었지만, 2018년 말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결국 2019년에 QT 속도를 늦췄어요.
교훈: QT는 경제 체력을 점검하면서 천천히 해야 충격을 줄일 수 있어요.
미국 – 2022년 이후 본격 QT
- 상황: 코로나19 때문에 수천억 달러를 풀자, 2021년 물가가 9%까지 폭등.
- 조치: 연준은 금리 인상과 함께 QT를 병행, 매달 최대 9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줄였어요.
- 결과: 물가는 잡히기 시작했지만, 대출 이자가 오르고 주식·부동산 시장은 약세로 전환.
교훈: QT는 물가 안정에는 효과적이지만, 가계와 기업에는 부담을 줘요.
한국 – 부분적 QT
한국은행은 미국처럼 대규모 QE/QT를 하진 않았지만,
위기 때 국채를 사줬다가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줄이는 방식으로 비슷한 정책을 써왔어요.
특히 2021~2023년에는 금리 인상과 함께 보유 자산을 조절하며 물가를 안정시키려 했죠.
유럽중앙은행(ECB)
유럽도 2010년 재정위기와 코로나19 때 돈을 많이 풀었어요.
2022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자, 채권 재투자를 줄이며 QT를 시작했어요.
유로존 국가들의 금리가 오르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있었지만, 물가를 잡는 데는 효과가 있었어요.
양적긴축의 영향
QT는 단순히 돈을 거둬들이는 게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줘요.
주식시장
돈줄이 줄어드니 투자자들이 신중해져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요.
채권시장
중앙은행이 채권을 팔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요.
환율
달러 값이 강해지고, 원화 같은 신흥국 통화는 약해질 수 있어요.
한국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 수입품 가격이 올라 물가에 부담이 돼요.
부동산
대출 이자가 올라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고, 집값이 떨어질 수 있어요.
일반 가정
대출이 많은 가정은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 있어요.
QT의 좋은 점과 나쁜 점
좋은 점
물가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요.
집값·주식값 거품 억제해요.
경제를 건강하게 되돌릴 수 있어요.
나쁜 점
주식·부동산 시장이 흔들려요.
대출 이자가 올라 가계 부담을 증가시켜요.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있어요.
즉, QT는 경제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다이어트예요.
하지만 너무 빨리 하면 몸이 힘들어지고, 너무 늦으면 살이 더 찌는 것과 같아요.
양적긴축은 경제의 다이어트
양적완화(QE) = 위기 때 돈을 마구 풀어 경제를 살리는 응급약
양적긴축(QT) = 위기가 끝난 뒤, 돈을 거둬 경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다이어트
QT는 겉으로 보면 힘들고 아픈 과정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도 잡고, 거품도 줄이며, 경제를 건강하게 만들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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